놀이와 심의.

놀이의 효과는 놀랍다. 놀이는 상상력을 자극하고, 사람들을 훈련시키며, 놀이환경에 적응하게 만든다. 놀이는 교육에서 요구하는 모든 조건들을 만족하기 때문에, 사람들을 쉽게 학습시킬 수 있는 도구이며, 반대로 사람을 조종하는 매우 강력한 도구이기도 하다. (어린이가 좀 더 놀이의 영향을 많이 받긴 하지만, 그렇다고 성인 역시 놀이의 영향에서 자유롭지는 않다. 나치 집권시기의 멋진 행사와 행진들을 보라!)

교육 매체의 관점에서 놀이를 보았을 때, 그래픽적인 사행성과 선정성, 폭력성 등을 주로 보는 현행 심의는 확실히 표피적 대책에 불과하다. 놀이란 그것이 가르치는 지식과 방식에 의하여 심의되어야만 한다. 예컨대,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는 심의의 사각지대에 있는 공간이지만, 청소년들에게 그 활동은 흔히 놀이적으로 접근된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 일베와 행게이 편에서, 일베 회원들은 일베를 일종의 놀이터로 표현한다.) 청소년들이 그곳에서 접할 여러 왜곡된 관념들에 대해선 굳이 말할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

청소년에 대한 교육과 보호는 전방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나는 게임을 사랑하지만, (자율적이든 정부주도적이든) 게임에 적절한 심의기구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현재 정부가 집중하고 있는 컴퓨터 게임은, 청소년들이 하는 놀이들 중 대단히 지엽적인 갈래에 불과하다. 컴퓨터게임 뿐만아니라 청소년들의 놀이 전반에 대한 통합적이고 일관된 심의 체계가 갖춰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 청소년들이 어떤 놀이들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지, 또 그들의 친구 관계에 어떤 놀이들이 얼마나 관여하는지 등을 포함해, 청소년들의 놀이문화에 대해 많은 연구가 선행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그것이 우리 모두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정부가 할 수 있고 해야 할 일이라고 나는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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