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noglow식 RPG론][탱커] 버팀이(듀러블. Durable)

널리 여겨지는 탱커의 이미지 중 하나는 튼튼하고, 피해를 잘 견디거나 버텨내며, 질기고 뛰어난 생명력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러한 이미지가 꼭 정확하다고는 보지 않는다.

왜냐면 살아남는 것이 탱커가 아니라, 살리는 것이 탱커이기 때문이다.

사실, 오히려 그저 스스로 피해를 아주 잘 견뎌내거나 튼튼하기만 한 것은 어떻게 보면 탱커로서는 좋지 않다. 왜냐면 그럴 경우 상대는 의도적으로 피하거나 무시하기 때문에, 우리 편을 더 위험에 처하게 하기 때문이다. 결국 피해가 들어오면 우리 편이 모조리 다 죽었는데 혼자만 멀뚱히 살아있을 수가 있다. 이는 바른 탱커라고 할 수 없다.

도타 2 위키에서 튼튼하고 질긴 이들을 정확히 Durable이라고 부른다. 아주 적절하다고 본다. 번역어로는 튼튼이, 굳셈이, 질김이, 버팀이, 견딤이 등이 있을 수 있겠다.

딱히 뭘 해도 크게 상관은 없지만 여기서는 임의적으로 오직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 버팀이를 쓰도록 하겠다.

버팀이는 이론적으로 수비적 공격 받이인 몸빵을 해서 탱킹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몸빵을 하려면 상대 편의 유형이 몸빵을 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하고, 또한 버팀이가 상대 편의 공격에 맞춰 빠르게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즉, 버팀이는 조건부적 탱커이다. 이게 바로 내가 지적하고 싶은 것이다. 버팀이이기만 하면 마치 이미 좋고 뛰어난 탱커인 듯이 여기는 것은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조건을 맞추지 못한 버팀이는 그저 스스로가 아닌 우리 편을 더 위험에 처하게 할 뿐이다. 어떻게 보면 없느니만 못하다.

또한, 보호적 탱커의 관점에서, 스스로가 튼튼한 것만이 탱커가 아니라는 것이다. 상대가 주는 모든 피해를 받아도 살아남을 수 있을 정도로 튼튼한 이랑, 어디에 스치기만 해도 죽을 정도로 가녀리고 허약하지만 죽는 순간 나머지 우리 편 모두를 게임 끝날 때까지 무적으로 만들어주는 이가 있을 때, 보호적 탱커의 관점에서 볼 때 더 좋고 뛰어난 탱커는 나중에 있는 이라는 것이다.

사실 버팀이 스스로는 버티는 능력밖에 없더라도, 꼭 그저 못 써먹을 것이라고 여길 수는 없다. RPG는 팀 게임이기 때문이다. 다른 우리편을 통해서 재빠름이나 깽판 치는 능력을 얻어낼 수도 있다. 다만, 이는 팀 의존도가 높은 것을 뜻한다. 이는 팀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다만, 버팀이가 재빠르면서 도발꾼이거나 깽판치는 능력까지 있다면 그야말로 게임을 자기 마음대로 이끄는, 더할 나위 없는 플레이 메이커가 되는 것도 사실이다.

스스로 능력이 있었든 팀을 통해서 얻었든 간에 능력에 따라서 버팀이는 다음과 같이 등급을 나눌 수 있다:

없느니만 못한 것

버티는 능력만 있을 때

아무 것도 못하고 다른 우리 편들이 더 잘 죽어나가는 바라보기만 해야 한다.

없는 것 혹은 없느니만 못한 것과 같을 수도 있는 것

버티는 능력 + 깽판치는 능력

상대에게 다가갈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러지 못해 아무 것도 못할 수가 있다.

버티는 능력 + 재빠름

상대가 피해를 주는 방식에 따라 보호적 탱킹을 할 수도 있고 아무 것도 못할 수도 있다.

이상적

버티는 능력 + 재빠름 + 깽판치는 능력

게임을 지배하며 자기가 바라는 대로 이끌 수 있다.

정리

  • 튼튼하다고 해서 꼭 탱커인 것이 아니며, 가녀리다고 해서 꼭 탱커가 아닌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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