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noglow식 RPG론][힐러] 힐러란

시간 및 공간 창출자 혹은 틈벌꾼인 탱커에 비해서, 힐러가 무엇인지 아는 이는 많은 듯 하지만, 제대로 아는 이는 또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힐러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려면, 틈벌꾼과 마찬가지로 힐러가 있을 때 무엇이 달라지는지를 보면 된다.

힐러가 있으면 어떻게 되는가? 그에 앞서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전쟁을 할 때 때로는 어떤 부대가 아주 멀리 나갈 수도 있다. 그리고 이 부대는 맡은 일을 다 하지 못 했더라도 결국에는 다시 돌아올 수도 있다. 본진에 돌아가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다. 병력을 너무 많이 잃었을 수도 있고, 총과 탄알 등 무기가 모자랄 수도 있고, 먹을 거리와 마실 거리가 떨어졌을 수도 있다. 이 부대는 본진에 돌아오면 다시 필요한 것들을 보급, 보충 받게 되고, 다시 멀리 나가게 된다.

언제 본진에 돌아오는가? 맡은 일을 더 해나갈 수 없을 때이다. 왜 맡은 일을 더 해나갈 수 없는가? 맡은 일에 필요한 비용들이 없기 때문이다.

이 경우에서의 병력, 무기, 식량 등 맡은 일에 필요한 모든 비용을 자원이라고 한다.

힐러가 있으면 게임이 어떻게 되는가? 본진에 덜 돌아가게 된다. 더 정확히는, 일을 더 오래 이어나갈 수 있다.

이는 힐러가 본진이 하는 일을 대신 해주기 때문이다. 맡은 일에 필요한 것들을 대주는 것, 즉 자원을 보급해주는 것 말이다. 이것이 바로 힐링, 힐러의 플레이 스타일인 것이다.

힐러란 바로 걸어다니는 보급고, 자원 보급자(resource supplier)이다. 말하자면 이동 가능한, 간이 본진이다.

병력을 많이 잃은 부대에게 새로 보충병들을 보내는 것도 힐링이며, 무기나 병기, 식량을 대주는 것도 모두 힐링이다.

병력, 병기, 식량처럼 본진에 돌아가는 이유는 온갖 것이 있을 수 있다. 생명력을 너무 많이 잃어서, 능력을 쓰는 데 필요한 자원(마나 등)이 없어서, 맡은 일을 하는 데 필요하거나 도움이 되는 물건(아이템 등)이 없어서 등.. 이러한 것들은 각각에 대응하는 것들을 보급해주는 보급자가 있으면 그만큼 본진에 돌아가지 않게 된다. 즉, 물건을 옮겨다 주는 짐꾼도 힐러인 셈이다. (다만 한 가지 구분해야 할 것은 보급 자체는 보급자의 일이지만 그 보급을 이뤄내는 길, 즉 보급로를 터주는 것은 시간 및 공간 창출자가 하는 일이다.)

틈벌꾼과 마찬가지로 자원 보급자의 플레이 역시 딜링이 늘어나는 것과 자연스럽고도 본질적으로 이어져 있다. 딜링에 필요한 자원을 대줌으로써 딜링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시간 및 공간 창출이 딜링 뿐만 아니라 힐링, 즉 자원 보급에도 도움을 준다고 했는데, 자원 보급도 마찬가지로 거꾸로 시간 및 공간 창출에 필요한 자원을 보급해줄 수도 있다. 그니까 탱은 딜과 힐을, 힐은 딜과 탱을 모두 늘릴 수 있다.

극단적으로 넓게 보면 시간과 공간도 자원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이처럼 극단적으로 볼 때에는 틈벌꾼도 자원 보급자의 하나로 여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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