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개인 컴퓨터에 대한 재회상

워드프레스의 설정도 어느 정도 적절한 수준으로 자리를 잡았다. 슬슬 본격적으로 이전 블로그(네이버)의 포스트들 중 필요한 것들을 천천히 옮기기 시작하려 하였다. 나의 이전 컴퓨터이자, 첫 개인 컴퓨터이자 첫 조립컴을 맞춘 것에 대한 포스트도 옮기는 것이 좋을 듯 하였다. 기왕 옮기는 거 원본 내용을 최대한 보존하는 선에서 간단하게나마라도 좀 더 다듬을까 하였다(더욱이 나는 이 당시 인터넷에 글을 쓸 때, 특히 서식에 있어 굉장히 안 좋은 버릇이 있었다). 느긋하게 천천히 다듬으며 글을 읽다보니 자연스럽게 그 때의 기억을 다시 떠올렸다. 회상하다보니 오히려 포스트를 작성하던 그 당시보다 지금 더 선명하고 정확하며 새롭게 떠오르는 기억들이 있었다. 그러고보면 그 때는 컴조립을 마쳤다는 리뷰를 빨리 쓰고자 하는 마음이 너무 급했던 것만 같다. 또 첫 개인컴에 감격하여 마음이 들떴고도 말이다. 여러가지를 고려한 결과 결국 단순히 첫 컴조립 '회상'이었던 이전의 포스트를 옮기기 보다는 같은 주제를 가진 새로운 '재회상' 포스트를 작성하고자 한다.

조립기

컴퓨터는 꾸준히 현대 사회에서 활용도와 중요성이 높아져왔다. 우리는 컴퓨터 없이 현대 사회를 살아가기 무척이나 힘들다.(컴퓨터는 이미 우리 자신의 일부이며, 우리는 일종의 사이보그인 경지에 이르었다고 봐야할 듯 싶다) 물론 아마 앞으로도 더욱 그럴 것이다. 자연스럽게 우리 가족의 컴퓨터 사용량도 증가하였다. 점차 더 이상 거실에 있는 가족 공용컴만으로는 부족하였다. 나도 가족도 여러가지로 불편한 상태였다. 나는 나 자신은 물론 가족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나의 전용 개인컴을 원하였다. 이것이 나의 첫 로망이었다. 허나 여러가지로 여건이 되지 않아 그 시기를 미루고 있었다.

그 중의 하나를 말해보자면, 제품 자체가 좀 애매하였다. 인텔 웨스트미어에 린필드를 대체할 수 있는 후속 라인이 나왔으면 모를까, 린필드보다 한참 보급형인 클락데일과 아득한 수준의 플래그십 라인인 걸프타운만이 나왔다. 사실 인텔 네할렘의 린필드는 워낙에 힘이 장사여서 2년 정도는 버티고 남을 정도이긴 했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기존의 소프트웨어에 한해서이다. 앞으로 나올 소프트웨어들은 린필드로 충분하지 않을 수 있었다. 나와 우리 가족의 소비 성향 중 하나는 비싼 것은 되도록 좋은 것을 사서 오래 쓰자는 것이다.(사실 아마 그냥 사람의 일반적인 소비 성향일 것이다) 그러한 점에서 린필드의 연식은 분명 아쉬운 면이 있었다. 당장이야 문제 없을 지 몰라도, 앞으로 얼마나 더 오래 불편함 없이 쓸 수 있을지 모르므로. 인텔 샌디 브릿지의 출시는 이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주었다. 비슷한 시기에 다른 여건들도 해결이 되었다. 드디어 내가 개인컴을 가질 수 있는 매우 적절한 시기가 찾아온 것이다.(어쩌면 혹자는 린필드의 성능은 하즈웰 리프레시가 나온 지금도 충분히 좋다고 말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린필드 자체의 성능은 괜찮을 지 몰라도, 마더보드 때문에 전체적인 최종 시스템은 분명 연식이 느껴지며 아쉬운 점이 있을 것이다. PCI Express 인터페이스 속도라든가... SATA나 USB라든가... 시스템의 기본은 CPU+마더보드지 그냥 달랑 CPU 하나가 아니다.)

우리집은 적어도 내가 철들고 난 이후부터는 항상 브랜드 컴퓨터를 사용하였다(내가 아주 어릴 적 조립컴을 사용한 적이 있었다고는 한다). 우리 가족은 언제나 어떤 구체적인 컴퓨터 성능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막연하게 합리적인 수준의 가격을 가진 컴퓨터를 샀다. 브랜드 컴퓨터의 특성상 당연히 언제나 성능은 아쉬웠다. 그러면서도 또 오래 써야했다(합리적인 가격선을 추구한다지만, 컴퓨터는 기본적으로 비싼 물건이기 마련이다). 오래 쓰며 몇 년이 지나고나서는 정말 괴로운 수준이 되었다. 멋진 그래픽을 뽐내는 최신 컴퓨터 게임은 항상 나에게 멀게 느껴지는 존재였다. 게임은 거의 항상 최하 옾션이나 중옾으로 해야만 했다. 아마 이것이 내가 예전부터 고전 게임을 즐겨하거나, 나의 메인 게임 라이프가 어릴 적부터 오랜 기간 콘솔이었던 이유일 것이다.

하지만 조립컴을 장만하는 것은 나에게는 너무나 큰 모험이었으며, 아득하게 먼 얘기였다. 우선 중요한 건, 컴퓨터는 기본적으로 비싼 물건이라는 것이다. 내가 컴을 조립하다가 까딱해서 컴퓨터 부품을 망가뜨리거나 부숴먹는다면? 너무나 모험이 컸다. 사후 관리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항상 컴퓨터를 아주 어렵고 복잡한 물건(뭐 사실이긴 하지만)이라고 생각해왔다. 막연하게 컴퓨터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로 나뉘어 있는 것은 알았다. 하지만 하드웨어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구성되는지 등은 거의 몰랐다. 이건 내 주변 친구들도 마찬가지였는데, 우리끼리는 항상 서로 하드 디스크의 용량, 윈도우즈 버전, 모니터의 크기로 컴퓨터의 성능을 비교하는 수준이었다.(맙소사) 언젠가 친한 지인 형을 통해 기본 강의를 들어 기초 지식을 얻었다. 기본적으로 CPU+마더보드+그래픽 카드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든가, 요즘의 컴퓨터는 대부분의 부품이 마더보드에 다 통합되어 들어있으니까 CPU와, 그와 호환되는 마더보드 그리고 그래픽 카드 정도만 고르면 된다든가 등... 다만, 그래도 여전히 조립까지는 엄두가 안 났다. 조립하는 중에 부술까봐. 그래도 이 지식은 내가 CPU와 그래픽 카드 별로 벤치마크 자료를 찾을 수 있게 해주었다. 그리고 내가 가족 공용컴을 고를 수 있게도 해주었다. 나의 개인 컴퓨터를 가질 때까지 사용하고 있던 공용컴은 내가 처음으로 직접 고른 컴퓨터이다. 그런 면에서 나름 애착을 가지고 있던 컴퓨터였다. 지금도 그 형에게는 몹시 고마워하고 있다. 여튼, 나는 합리적인 가격이면서도 아쉽지 않은 성능을 가진 컴퓨터를 원했다. 조립 컴퓨터는 자연스럽게 나의 또 다른 로망이 되었다.

조립 컴퓨터에 대한 로망이 생기자 다른 로망이 바로 잇따라 생겨났다. 바로 컴퓨터를 직접 조립해보자는 것이다. 브랜드 컴퓨터가 아닌 아닌 조립 컴퓨터를 갖고 싶다와 직접 조립하고 싶다는 비슷해보이만 실은 엄연히 다른 것이다. 과거 나 자신조차도 같은 것으로 혼동했었다. 이 둘은 자세히 보면 기대하는 것이 다르다. 조립 컴퓨터는 성능에 대한 열망이다. 브랜드 컴퓨터의 터무니 없는 마진이 빠진, 제대로 부품들의 값어치 만큼 성능을 내는 컴퓨터를 원하는 것이다. 직접 조립해보기는 여태까지 어려운 것이라고 여겨왔던 것에 대하여 도전해보는, 모험심과 같은 것이다. 내가 두려워서 엄두도 못내었던 영역을 정복해보자는... 자신의 성숙과 성장을 기대하는 것이다.

여담이지만 직접 조립해보기는 모험심과는 별개로, 어쨌든 시도를 했을 것이다. 바로 업체에 대한 불신 때문이다. 부품과 관련하여 '안 좋은 장난'을 치는 국내 조립 업체가 가끔 있다거나, 하루에 수십개씩 조립하다보니 대충 조립한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있다. 어쩌면 이런 업체들은 지금 시점에서는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막연한 두려움에서 비롯된 도시 전설일지도 모른다. 혹은 존재하더라도 정말 극소수에 불과할지도 모른다(이 경우라면, 이는 사실 굉장히 안타까운 일이다. 극소수라 할 지라도 업계 전체에 대한 이미지를 흐리고 불신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물을 흐린다의 완벽한 표본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물론 어쩌면 정반대로, 내가 업체들의 사악함을 과소평가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어쨌거나 지금도 '믿을 만한 업체'에 대해 정보를 주고 받거나, 부품 구입만 하고 조립은 (어차피 그리 어렵지도 않으니) 직접 하라는 얘기를 어느 정도 볼 수 있다. 당시 확실히 내가 직접해야 일말의 찝찝함을 남기지 않고 안심할 수 있다는 생각이 강했다. 그리고 이건 나의 섣부른 착오였다.

기본적으로 세 개의 로망을 동시에 실현하였다:

  1. 개인 컴퓨터 가지기
  2. 조립 컴퓨터 가지기
  3. 컴퓨터 직접 조립해보기

혼자 조립하면 심심하기도 하고 또 듀얼 코어로 일하면 아무래도 나을테니까...라기보다는 그냥 내가 편하고 싶어서, 부려먹을 노예가 필요했기에 길 건너 사는 친구를 한 명 불렀다('헌'이라고 부른다).

나: 야 간만에 우리집에서 놀까?
헌: 오 뭐하고?
나: 음 너 노트북 가져와서 나란히 앉아 스타2 팀플?
헌: 오 재미있겠다 콜.

나: 아 혹시 집에 니퍼있냐?
헌: ????????????? 있는데 왜?
나: 하루만 빌리자 올 때 좀 가져와.ㅇㅇ
헌: ??????

(내 방에 들어옴. 컴퓨터 부품들이 쌓여있음)

나: ㅇㅇ컴 부품 왔다. 조립하자. 저거 뜯어. 저 컴 조립이 끝나면 스타2를 할 수 있다.
헌: 나쁜놈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

친구 '헌'이 노트북을 가져와줬기 때문에 내 방에서 컴본갤의 컴조립 지침서를 보면서 그것을 기본으로 조립하기 시작하였다. 헌이가 노트북에 상주하며 야 이렇게 하래라고 찾고.. 내가 그거대로 조립하고.. 서로 확인하고 그런 식으로 조립했다. 심심하니까 노트북으로 음악도 들었다. 당시 최고 유행이었던 아이유의 '좋은 날'이 나올 때마다 3단 부스터를 모창하는 척 하다가 스타크래프트 2 광전사의 버틸수가 없다를 성대모사 하였다. 이 친구가 나보다 힘이 좋기 때문에 나사를 풀고 조이는거나 부품 받쳐주는 거 등에서 많이 도와줬다. 근데 이 친구가 나사 하나를 조이려다가 잃어버리는 바람에 해프닝이 좀...ㅇㅇ

나: 야 뭐야 왜 나사 하나가 없어 빨리 찾아내 이것아-_-+
헌: 어어.. 그게.. 엄.. 저...
헌: (급한 변명) 야 혹시 이거 나사가 처음부터 9개 있었던 거 아닐까?
나: 설명서 확인해보아ㅇㅇ

(설명서를 본다)

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헌: 야 미안하다 나사 빨리 찾아야겠다.
나: 왜 혹시 마막 자릿수가 막 2개야 막?
헌: 응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막 그 모든 수의 근원이 되는 두 수야? 혹시 그 곱셈의 항등원과 덧셈의 항등원이 나란히 있니? 그 이진법을 표기할 때 사용하는 숫자가 있니? 마막 이진법으로 2를 뜻하는 숫자니?
헌: 응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빨리 찾아 개새야ㅇㅇ

결국 케이스를 흔들어보니 튀어나오더라-_-;

각종 장착은 후다닥후다닥 했는데 파워 연결에서 막혀서 막막하였다.('갑다'라는 동사가 있었으면 파워 연결해서 갑혀서 갑갑하였다라고 했을텐데... ㅈㅅ) 컴본갤 컴 조립은 샤샥 하고 '어때요? 참 쉽죠?' 이런 수준이었고 당시 나는 그걸 따라가지 못해서 심히 멘붕했었는데...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사실은 실제로 정말 참 쉬운 게 맞다. 선 정리를 제끼고 그냥 연결만 한다면 말이다. 내가 멘붕했던 이유가 몇 가지 있다. 우선 내가 단순히 모양이 맞는 것끼리 끼워 맞추는 일을 하고자 했던 것이 아니라, 그 와중에 조금이나마 원리를 이해하려고 했었기 때문이었다. 이 선이 어떤 역할을 하고, 각각의 핀과 어댑터를 확인하며 이게 어떤 규격인지, 지금 쓰는 규격인지, 예전에 쓰는 규격인지,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부품들은 어댑터가 필요한 건지 아닌지..

내가 이 때 이런 식으로 필요 이상으로 철저하게 따졌던 이유가 있다. 이전 Jaye형의 컴퓨터가 조립되는 것을 구경하다가 파워 연결이 잘못되었을 때 발생한 대참사를 목격하였기 때문이다. 그 일을 떠올리며 절대 실수하지 않겠다고 마음 먹었다. 그러다보니 너무 과도하게 긴장하여 오히려 머리 회전이 느려져 작업이 무척이나 더뎌졌다. 또, 하나 연결할 때마다 편집증에 가까울 정도로 여러번 재차 확인했던 지라 시간을 많이 잡아먹었다.

가장 막막하고도 갑갑하였던 부분은 케이스의 전원 스위치와 메인보드와의 연결이었다. +- 등을 꽂는 그 부분 말이다. 지금 제대로 기억이 나지도 않고, 이 당시 보드와 설명서가 이제 나한테 없어서 확인도 못하겠지만, 인터넷에서도 설명서에서도 이 부분은 설명이 심히 부실하고 알량했던 지라(다르게 말하면 사실 내가 어려워했던 것과는 정반대로 그만큼 별 거 없이 간단하고 쉬운 부분이어서 그랬을 것이다)(다만, 지금 쓰고 있는 에이수스 보드는 이 부분이 확실히 더 친절하게 되어 있었다) 상당히 어려워했다. 전체적으로 파워 연결을 하는 시점에서 헌이는 원피스 1권을 보기 시작하며 낄낄거리기 시작하였고 나는 고군분투하며 결국 어떻게든 파워 연결에 성공하였다-_-; 물론 선정리 그딴거 못 함.OTL

파워 연결을 할 때 거의 모든 부분을 여러번 확인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내 자신을 믿을 수 없었다. 때문에 찝찝함을 없애고 안심할 수 있기는 커녕, 오히려 정반대로 불안함의 극치였다. 업체의 양심보다 나의 조립 능력이 더욱 믿을 것이 못된다는 것을 처절하게 깨달았다. 나의 착오를 탓하며 그냥 업체에 맡겼어야 했나하는 생각이 마구 들었다. 제발 스파크나 연기가 보이지 않기를 바라며, 한편으로는 컴퓨터 폭발하거나 날려먹을 거 각오하며, 전원을 넣었다. 너무나도 다행히, 컴퓨터가 켜졌다.(여기서 우리는 감동하며 3단 부스터 오오오오오오오오) 근데 전면 팬이 안 돌아서 FAIL. 다시 부랴부랴 연결(연결한 것들은 제대로 연결한 것이 맞나 확인을 했지만 연결 안 한 것은 없나 하는 확인은 안 한 것이다. 확실히 나 자신을 믿어서는 안 되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전면 파란 LED도 안 들어와서 내가 악 파란불이 안 들어와 어떡해하면서 지랄발광을 했는데 헌이가 조용히 위에 LED 불 들어오는 버튼을 누르며 나를 한심하게 처다보았다. 예쁘게 잘 들어오더라.

오후 1시에 시작했는데 이 때가 오후 9시였나... 컴퓨터 부품 포장 뜯고 윈도우즈와 각종 소프트웨어까지 다 설치해서 9시가 아니라, 달랑 전원 켜는 것을 성공하는 것까지가 9시였던 것이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확실히 정말 무지하게 느렸다. 여튼 그후 빠르게 모니터 마우스 등 샤샥 연결하고 윈도우즈를 깔고 드라이버 잡고 방 정리하고 하다보니 또 11시나 되어서 끝났다.(중간에 피자를 시켜먹었다. 피자를 주문한 때가 파워 연결할 때였고, 난 영혼이 빨려있어서 반조각만 먹었다) 대강 최적화 한 다음에 둘이 오오오오오 하며 컴퓨터 좀 구경하고 스타2 깔아서 헌이는 노트북으로 최하옵으로 나는 풀옵으로 잠깐 동안 팀플을 했다. 채팅따위 필요없고 말로 처하니까 팀플 되게 편함....근데 그딴거 없고 둘 다 실력이 그지.

조립 후기를 말하자면... 우선 앞서 여러번 말했듯이 그저 불안함 그 자체였다. 그리고 조립은 엉망진창이었다. 헤드폰을 연결해도 소리가 나지 않았으며(허허...) 선정리는 전혀 되지 않았다. 어느 정도냐면, 물리학자들을 초청해서 이것이 빅뱅이 일어나기 전 우리 우주의 모습입니다라며 카오스의 표본으로 제공할 수 있을 정도였다. 그래도 이나마라도 여러가지로 주변에서 많이 도와줘서 해낼 수 있었다. 이 은혜 백골난망할지어다..ㅠ(음 요즘은 화장을 많이 하니 재(灰)난망이라고 적어야하나)

사용기

인텔(Intel) 코어 i5 2500 (샌디브릿지)

무슨 말이 필요 있으랴. 켄츠필드 Q6600, 린필드 i5 750(760)와 함께 역사에 길이 남을 명품이다. 적절한 가격, 적절한 성능, 적절한 전력소모와 발열. 이 모든 것이 삼위일체를 이룬다. 자기 시대를 가질 자격이 있을 만하고, 실제로도 그랬다.

이 당시 기억을 더듬어보면 샌디 브릿지는 국내 기준으로는 출시 직후에 약간은 실망스럽다는 의견이 더러 있었다. 이는 국내 벤치 및 리뷰 전문 사이트인 플웨즈(플레이웨어즈)의 영향이 컸다. 플웨즈는 보통 가장 객관적이고 정확하며 신뢰할 수 있는 사이트로 여겨졌다. 나 역시 이 당시에는 상당히 신봉했었다. 이러한 플웨즈에서 린필드와 샌디 브릿지의 클럭을 동일하게 맞춰 게임 벤치를 한 결과, 차이가 얼마 없었던 결과가 나왔다. 그리고 현존 싱글슬롯 GPU(Dual GPU 포함) 에서는... 린필드 이상의 CPU에서 교체시, 체감 차이를 느끼신다면, 당신은 챔피온!!! 라는 평가를 내렸다.

생각해보면 사실 이 결론은 너무나도 비약이 심하고, 불공평하다. 한 쪽은 국민 오버를, 한 쪽은 사실상 노오버를 해놓고 비교를 해놓고 체감 '클럭 당 성능이 큰 차이가 없더라'를 '고로 바꿀 필요가 없다'로 확장한 것은 분명 논리가 빈약하다. 사실 외국의 다른 사이트의 벤치로는 또 동클럭에서 성능 차이가 확연하게 있는 것으로도 나왔다(특히 압축 해제나 컴파일 등에서). 샌디 브릿지는 린필드를 클럭 당 성능으로도 앞서며, 클럭 속도도 압살하는 확연히 다른 정말 막강한 CPU로 보는 것이 맞다. 이 후 몇 가지 일로 어느 순간부터 나는 플웨즈를 그다지 믿지 않게 되었다. 그렇게된 것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린필드와 샌디 브릿지의 비교에 대한 이 결론이야말로 내가 플웨즈를 더 이상 믿지 않게 된 가장 직접적인 이유이다. 요지는 샌디 브릿지는 좀 더 고평가를 받았어야 했을 제품이었다는 것이다.

구입할 당시 i5 2500과 i5 2500K 중 몹시 고민하다가 i5 2500K로 결정하였다. 허나 업체측에서 i5 2500K는 전세계적으로도 품귀 현상이 일어나고 있고, 지금 당장 국내에서도 물량이 씨가 말랐다며, 아마 당분간 구할 수 없을 거라고 얘기하며 주문을 취소하였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안타깝게 i5 2500으로 가게 되었다. i5 2500K를 선택할 당시 나의 전략은 i5 2500K를 그냥 쓰다가, 성능이 아쉬워질 때쯤 쿨러를 추가하든가 해서 오버 클럭해서 1~2년 더 버티자는 것이었다. 여건이 안 되어 i5 2500으로 갔을 때의 전략은 성능이 아쉬워 질 때쯤 아이비 브릿지로 업그레이드하는 것이었다. 나는 이 당시에 인텔의 틱-톡 전략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 해서 틱-톡을 잘 활용하는 멋진 계획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막상 아이비 브릿지가 실망스러운 모습으로 나왔다. 나는 깊은 낭패감을 느꼈다. i5 2500K는 자기 시대의 연장을 알렸고, 더욱 i5 2500K 구입자는 실로 진정한 승리자가 되었다. 물론 이건 단지 시스템을 아주 오래 쓰기 위한 전략들에 불과했다. 단지 i5 2500이 2500K보다 1~2년 더 일찍 어떤 성능의 아쉬움이 찾아올 뿐, 그 전까지 2500이 불편하거나 불만을 가질 정도의 성능은 전혀 아니었다. 사실 i5 2500는 굉장히 대만족하며 써왔다.

의외로 i5 2500에 대한 아쉬움은 2여년 만에 찾아왔다. 계기는 나의 시각을 여러 방면에서 넓혀주고, 철학을 발전시켜주었던 에뮬레이터 higan/bsnes이나, 동영상 인코더 MeGUI 등을 알게 된 것이었다. 새로 알게된 프로그램들에는 2500의 성능이 정말 아주 살짝, 종이 한 장만큼 아쉬웠다. 결국 못 참고 이후 또 다른 지인인 ArtG형으로부터(이 형은 나의 이 컴을 재조립해준 형이기도 하다) 2만원 웃돈을 얹어 2500K와 2500을 교환하였다. 이후 잠깐동안 오버 클럭에 맛들렸고, 저 프로그램들도 나름 만족하는 수준으로 잘 가지고 놀았다. 허나 나만큼은 아니일 거라고 기대했는데, 결국 나조차도 오버 클럭의 끝은 순정이라는 길을 따르게 되었다. 사실 쿨러나 마더보드를 다른 걸 샀더라면, 그렇게 일찍 순정으로 돌아가지 않았을 듯도 싶다. 내가 순정으로 돌아선 이유는 쿨러의 끔찍한 소음과, 오버 클럭을 버티지 못하고 시스템이 급격히 불안해지는 마더보드 때문이었으니 말이다. 허나, 순정으로 돌아서지 않았더라도 컴퓨터의 교체 및 업그레이드는 결국 이루어졌을 것이다. 이 얘기는 조금 있다가 자세히 얘기하겠다.

어쨌거나, 2500과 2500K를 둘 다 써보았고, 나의 첫 개인 컴퓨터의 CPU가 이들이어서 몹시나 영광스럽다.

애즈락(ASRock) P67 Extreme4

당시 MSI의 어떤 보드와(정확한 이름이 기억이 안 난다.) TP67XE와 함께 3대 샌디브릿지 가성비 최강 마더보드 중 하나였다. 세계적으로는 분명 그랬으나, 불행히도 국내에서는 세계 평균가보다 조금 더 가격이 높아서 많이 아쉬웠다.

당시 이상하리만치 상당한 고평가를 받던 마더보드였다. 기억이 다소 흐릿하지만 대충 오버 클럭을 잘 버티는 마더보드 중 가장 싼 마더보드! 이런 평가를 받았던 것 같다. 뿐만 아니라, 당시 애즈락은 이제는 소위 '애자락'이 아니라며 이제는 아주 준수한 회사로 평가를 받으며 주가를 올리고 있었다. 특히 에이수스-기가바이트-MSI가 마더보드에서 항상 TOP 3를 고수해오다가, 이 시기 즈음에 판매 순위에서 MSI를 넘어 3위로 입성한 것은 실로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가격은 분명 아쉬운 구석이 많았지만, 스펙이 또 그리 나쁘지도 않았고 평가도 좋았다. 나름 대세였기에 별 다른 고민 없이 이 마더보드를 선택하였다. 

우선 결론부터 말하면: 다시는 애즈락 마더보드를 사지도, 추천하지도 않을 것이다. 애즈락 마더보드가 이제는 좋고 괜찮다는 말도 믿지 않을 것이다. 뭐... 정말 못 써먹을 마더보드였다라기보다는 그렇게 고평가를 받을 정도는 아닌 수준이었다. 단순히 내 기대치가 지나치게 높았던 것일지도 모른다. 여튼 후회가 정말 많았던 마더보드였으며, 역시 아무래도 마더보드는 여전히 3대 회사인 에이수스, 기가바이트, MSI 중에서 선택하기로 굳게 마음먹게 만들었다.

모두가 알다시피 샌디 브릿지 호환 칩셋 마더보드는 출시 직후 SATA와 관련하여 칩셋 버그가 있었고, 판매 중지 및 전량 리콜을 실시하였다. 나도 샌디 브릿지를 거의 초기에 구입하였지만, 이 사건은 그나마도 내가 구입하기 전에 발생한 사건이었다. 당시 나는 컴퓨터 마련을 너무나 하고 싶었다. 따라서 언제 나올지 모르는 수정된 마더보드를 하염없이 기다리느니 나중에 교환하는 수고스러움이 생기더라도 그냥 결함있는 마더보드를 그냥 사기로 하였다. 이미 판매 중지가 시행되기 시작해서 구하기가 제법 어려웠던 것은 기억한다. 버그가 있는 SATA포트는 안 쓰면서 별 탈 없이 잘 사용하였다. 나중에 교환을 받았을 때, 재조립을 앞서 얘기한 ArtG형이 해주었다. 이 형은 컴퓨터 조립을 여러번 해본 전문가였기에 내가 한 불안 덩어리 엉터리 조립이 아니라 아주 제대로된 조립과 선정리를 해주었다.

나는 시스템을 항상 CPU+마더보드로 인식한다. 마더보드 칩셋은 생각보다 큰 부분을 차지한다. PCI-Express 3.0 지원이나, USB 3.0 네이티브 지원은 결코 작지 않다는 것이다. 사실 그래서 샌디 브릿지 이후의 후속 라인은 칩셋 업그레이드가 성실하게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조금은 더 고평가 받아도 되지 않았을까 싶다. 실제로, 내가 후에 컴퓨터의 업그레이드를 원한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CPU나 그래픽 카드 때문이 아니라, P67 칩셋의 한계 때문이었다.

MSI 엔비디아 지포스(NVIDIA GeForce) GTX 560 Ti O.C D5 1GB TWIN FROZR2

이전 세대인 지포스 400대 시리즈는 엔비디아에게는 잊기 힘든 악몽스러운 시간이었을 것이다. TSMC의 수율 악화, 무리한 GPGPU 시도, 페르미 최적화 실패 등 여러 악재가 겹치며 출시한 GTX 470과 480은 정말로 폐기물에 가까운 물건이었다. 반면 HD 5000대 시리즈의 전성비는 실로 우수하였다. 다행히 페르미 최적화에 성공하기 시작한 페르미 1.5세대라 할 수 있는 GTX 460이 나오면서 상당히 잘 선전해주었고, HD 5850과 제법 괜찮은 경쟁 구도를 형성하였다. 500대는 페르미 최적화에 더욱 성공하여 나름 훨씬 더 안정적인 모습을 보인 시리즈였다.

이 당시 GTX 560 Ti는 라데온(Radeon) HD 6950과 경쟁을 했다. 헌데 HD 6950이 더 좋다며 GTX 560 Ti를 사면 호구라는 평가를 내리는 사람도 더러 있었다. 나는 이것이 '확실하게' 매우 잘못된 평가라고 생각했다. 흠 사실 지포스 400대 시절 악성 AMD빠 및 엔비디아까들이 많이 만들어져 곳곳에서 활동하고는 하였다. 마치 지포스 8 시절 압살당했던 서러움의 한을 풀기라도 하듯이... GTX 560 Ti에 대한 불공평한 평가도 이러한 이들의 입김 등이 작용하지 않았었나 조심스레 예상해본다. 여튼 HD 6950과 GTX 560 Ti 성능 차이가 확연히 드러나는 부분은 2560*1440 해상도였다. 이 해상도에서는 HD 6950이 단연코 더 좋았다. 일단 HD 6950은 메모리가 2GB였기 때문에, 이건 상대가 될 수 없었다. 그러나 당시 압도적 대세였던 1920*1080에서 두 카드의 성능 차이는 거의 없었다. 혹은 오히려 GTX 560 Ti가 더 좋은 경우도 있을 정도였다.

곳곳의 벤치 사이트의 자료들을 종합해보면, 평균적으로 GTX 560 Ti는 HD 6950 2GB의 95~97%의 성능을 냈다. 헌데 국내 가격이 HD 6950 2GB는 36~40만원, GTX 560 Ti는 29~33만원 정도 하였다. 성능은 3~5% 차이가 나는 반면 가격은 10% 이상 차이가 나는 것이다. 사실은, GTX 560 Ti가 1920*1080 해상도에서는 가성비가 더 좋았던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전력 소모에 있어서 GTX 560 Ti가 압도적으로 더 좋았다. 즉 호구가 아니라 오히려 아주 현명한 선택이었다. 외국도 이런 사정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후에 가격을 낮춘대신 메모리 크기를 줄인 HD 6950 1GB이 따로 출시되었던 것을 보면 1920*1080 해상도에서 가성비가 좀 더 높았던 카드가 필요하긴 했나보다. 여튼 단순히 AMD랑 엔비디아 중 어디를 더 선호하느냐만을 기준으로 카드를 선택해도 될 수준이었다. 나는 엔비디아를 더 선호했기에, GTX 560 Ti를 선택하였다.

원래 EVGA 제품을 고르려 했으나 EVGA 전매특허인 백플레이트가 있는 제품이 아직 나오지 않아서 패쓰하였다. 또한 가격이 너무 비싸기도 했고 말이다. 다만 이 당시 EVGA 카드의 벤치마크를 보고 경악했던 것은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다. 타사의 카드보다 오버 클럭율이 더 높으면서 오버 클럭 이후의 발열도 더 잘 잡았다. 지금도 이런 수준인지는 모르겠다.

그냥저냥 무난하게 만족하며 쓴 카드였다. 대부분의 최신 컴퓨터 게임을 처음으로 최고 옵션으로 할 수 있게 해주었다는 점에서 나에게 감동을 준 카드이기도 하다. 상당히 만족한 카드였기에 한 지포스 960 정도까지는 버티며 쓰고 싶었지만, 불행히도 그 전에 고장이 나서 카드를 바꿔야만 했다.

아이피타임(iptime) N600UA

무선 랜카드는 딱히 내공이 없어서...(지금도 그렇다) 그냥 국내에서 가장 대중적인 회사인 iptime 사에서 유선만큼 속도를 뽑아준다는 제품 설명을 보고 고른 것이다. 허나 3여년간 우리집의 인터넷 자체가 파멸급인 것이 문제였다. 사실 나는 3여년 동안 인터넷으로 골치를 참 썩혔다(속도가 안 나온다기 보다는, 연결과 핑이 항상 너무나 불안정했다). 사실 이게 정확히 회선의 문제였는지, 공유기의 문제였는지, 이 랜카드의 문제였는지 아니면 모두 였는지 지금도 도통 알 수가 없다. 아마 회선과 공유기의 문제였던 것으로 조심스레 예상해본다. 어느 날 갑자기 며칠 간 속도가 처참해지더니 알고보니 이 무선 랜카드가 죽으면서 나타나는 징조였다. 그러고 당분간 새 무선 랜카드를 살 때까지 아이폰의 테더링(허허...)을 통해 인터넷을 하였다. 물론 3G 무제한을 이용하는 중이라 가능한 일이었다. 이 당시 통신 사용량은 정말...

쿨러마스터 CM690 II Advanced window 화이트

케이스는 처음부터 '기능은 후져도 좋으니' '그냥 이쁜거'를 찾아 골랐다. 문제는 정말 단순히 내 마음에 드는 이쁜 것을 골랐는데, 그게 공교롭게 성능도 적절히 좋아서 매우 비싼 케이스였다. 이 당시 나름 아이폰 유저이며 애플의 미니멀하고 매끈말끔한 디자인에 나름 빠져있는 상태였다. 또 스티브 잡스가 죽음을 앞두고 있었기에 그를 기리고자 마음도 조금 있었다. 이러한 마음으로 최대한 흰색이며 매끈한 케이스를 찾아서 선택한 케이스이다.

디자인은 정말 워낙에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그리고 나는 케이스에 디자인에만 가치를 두기에) 컴퓨터를 바꾼 지금 유일하게 그대로 쓰고 있는 부품이다. 조립 편의성은 애매했다. 무나사 시스템이나 핫 플러그 등은 나름 편리하나, 선 정리용으로 선을 넣는 공간은 조금 부족하게 느껴진다. 얼마 전에 옆면 윈도를 와장창 해버려서 고정대가 거의 다 날아가버렸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윈도가 아슬아슬하게 붙어있긴 하지만... 옆면을 교체할 수 있다면 다행이지만, 안 된다면(연식이 아무래도 좀 되었으니까) 결국 케이스도 교체해야할 듯 싶다.

알파스캔(AlphaScan) 프레스티지 TSLED22 무결점

본래는 당시 일명 '통큰 모니터'로 불렸던 엘지의 플래트론LED IPS236V-PN를 살까 하였다. 당시로서는 이게 정말 대세였다. 그러나 보라돌이, 빛샘 등 많은 문제가 보고되는 것을 보고 IPS 패널은 아직은 갈 길이 멀다고, 시기 상조라고 생각했다.

여러가지를 고려하며 깊은 고민에 빠지던 중, 문득 작은 모니터가 좋을 거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였다. 동일한 해상도에서는 작은 모니터가 PPI가 더 높기 때문에 화면이 더 예뻐 보일 것이며, 또 크기가 작으면 전체적으로 가격이 내려가니까 말이다. 실제로 PSP go가 망한 기기라지만 작은 액정에서 비롯된 높은 PPI로 동영상 감상용으로는 또 의외로 상당히 괜찮다고들 한다. 이 얘기를 처음 들었을 때 나름 신선한 충격을 받으며 PPI에 대해 어떤 기본적인 인식을 하게 되었고, 아이폰4 레티나 디스플레이의 등장과 함께 PPI의 무서움을 본격적으로 깨닫기 시작하였다.

결국 이 생각에 심취하기 시작하면서 높은 해상도이면서 작은 크기의 모니터를 찾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발견한 것이 바로 이 알파스캔의 프레스티지 TSLED22이다. 해상도가 FHD(1080p)인 모니터 중 가장 작은 모니터였다. 참고로 정확히는 22인치가 아니라 21.5인치이다. 평도 문자 그대로 칭찬일색이었고, 플래트론LED IPS236V-PN보다 7만원 가량정도나 싼 것도 매력적이었다.

이 모니터를 통해 처음으로 알파스캔을 알게 되었다. 워렌티(품질 보증 서비스), 서비스 친절도 등 모든 면에 걸쳐 평가가 좋았으며 나쁜 평을 찾기가 힘들었다. 이런 회사가 있어서, 그리고 알게 되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알아보니 본사가 우리집 기준으로 가까운 곳에 있어서 본사에 직접 가서 구입하였다.(다만 본사 위치가 지하철 역에서 좀 멀더라. 많이 걸어야했다. 버스도 없더라-_-;) 가보니 오오 과연... 듣던 대로 음료수를 하나 제공해주고(찬 음료수 따듯한 음료수 둘 중 하나 선택 가능) 방문 하는 내내 여러가지로 친절하게 대해주었다. 그 자리에서 불량화소 등도 테스트 해보고 확인한다음 구입하였다.

뭐... 좋은 제품이고 따라서 그냥 잘 썼다. 다만 어느 순간 빛샘이 좀 생기기 시작하면서 불편이 생겼고, 결국 컴퓨터를 바꾸면서 새 모니터도 구입하였다. 새 모니터가 생기긴 하였지만 지금도 서브 모니터로 활용하고 있다. 여담이지만 새 모니터도 알파스캔에서 구입한 것이다. 프레스티지 TSLED22만 쓸 때는 몰랐지만, IPS 패널인 새 모니터와 비교해보니 그제서야 문제점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우선 색감이 전체적으로 물감이 빠졌다. 또 퍼러딩딩하기까지도 하다. 다만 이게 처음부터 이랬는지, 아니면 원래는 비교적 멀쩡했는데 천천히 노화가 진행되어 이렇게 된 것인지는 모르겠다.

스카이디지탈(Skydigital) nKEYBOARD 메카닉 브라운 (넌클릭)

컴퓨터라는 것을 처음 배우고 키보드라는 것을 처음 잡았을 때부터 키보드가 더도말고 덜도 말고 그냥 이렇게 생겼으면 좋겠다라고 어릴 때부터 꿈꿔온 디자인이 있었다. 그리고 내가 꿈속에서 컴퓨터를 하게 되면 언제나 그 디자인의 키보드를 사용하곤 했는데... 이 키보드는 바로 그 내 꿈속의 키보드와 똑같이 생겼다. 키보드 디자인의 로망을 이룬 키보드라고 해야할까. 여러모로 감개무량한 키보드이다.

내가 처음으로 사용한 기계식 키보드이다. 그리고 매우 좋았다. 정말 좋았다. 지금은 더 좋은 키보드를 쓰고 있지만 이 키보드는 절대 나쁘지 않다. 이전까지는 키보드가 다르면 얼마나 다르겠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키보드와 지금 키보드를 쓰면서 확신하게 되었다. 키보드는 분명, 돈을 들일 가치가 있다.

내가 꿈꿔온 디자인을 가지기도 했고, 타건감이 정말 좋아서 오래오래 쓰고 싶었지만 어쩌다보니 부품들 중 가장 처참한 최후를 맞이하게 되어 버릴 수 밖에 없었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윈도우즈(Windows) 7 Home Premium

본래 정품 인증을 위해 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에서의 구입 내역을 캡쳐한 스크린 샷이 있었는데, 지금은 어디 갔는지 보이지 않는다. 더군다나 사이트가 개편되면서 내 구입 내역이 날아간 상태이다. 클릭 몇 번으로 정품 인증을 아주 간단하게 뚫어주는 소프트웨어가 나온지도 오래이며, 찾아내기도 별로 어렵지 않은 시대이다. 정품 이용은 사실 정말 말할 것도 없이 당연하고도 응당 그래야하는 것이지만, 정품 이용의 동기를 가지기 힘들고, 불법 이용이 더 구미가 당기고 유혹적인 것은 사실이다. 실제로 나는 윈도우즈 정품 이용자로서 스스로를 자랑스러워 한다기 보다는 나는 그냥 허세를 부린 것이 아닐까, 안 써도 되는 돈을 괜히 쓴 것이 아닐까, 그냥 미련해서 뻘짓을 한 것이 아닐까하고 자조하기조차 한다. 콘솔 유저로서 나는 플스2에서 한국어화가 잘 되었던 시리즈가 플스3에서 한국어화가 이뤄지지 않은 것을 보고 정말 상당한 충격을 느꼈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그 때부터 나는 정말 웬만하면 되도록 정품을 이용하도록 노력하기로 하였다.

DVD 배송 구매와 ESD 구매가 있었는데, ESD 구매로 하였다. ESD가 6만원이나 더 쌌기 때문에 깊이 고민할 것도 없이 당연한 선택이었다. 허나 단순히 가격보다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설명이 와닿은 것이 매우 컸다. DVD를 찍고 포장하거나 하는 작업에서 비용도 들고 자원도 소모되며 환경도 파괴된다는 것이었다. 이는 나에게 어떤 깨달음을 주었으며, ESD를 본격적으로 긍정적으로 여기게 만들었다.

새 컴퓨터를 사면서 RAM을 32기가까지 추가하였는데, 운영 체제상에서 16기가까지만 잡혔다. RAM을 다시 꽂아보거나, 바이오스 설정 등을 다 해보았는데도 모두 헛수고였다. 알고보니 홈 프리미엄 버전은 최대 16기가까지만 인식한다는 것이었다. 실로 안타까운 일이다. 다음 윈도우즈는 제발 램 인식량이 올라갔으면 한다.

윈도우즈 XP의 지원이 완전히 종료된 지도 어느 덧 벌써 1년이 다 되어간다. 정말 많은 논란이 있었다. 그 때까지조차도 벌써 10년도 더 넘은 윈도우즈 XP를 쓰며 자기는 윈도우즈 7 써봤는데 XP가 더 좋아서 XP로 다시 넘어와 계속 쓰고 있는데 이제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다고 한탄 및 푸념하는 이들도 있었다. 멀쩡하고 좋은 운영 체제인데 왜 지원을 중단하냐고 항의하는 이들도 있었다. 실패한 새 운영 체제를 팔아먹으려고 의도적으로 성공한 이전 제품의 지원을 끊었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었다. 나는 이들 모두를 한편으로는 정말로 한심하게 여기기도 했지만, 또 마음 한 구석에서는 마냥 비난할 수만도 없었다. 내 미래상을 보는 것 같아서 말이다. 나는 몇 년 후에 제 2의 그들이 되어, 윈도우즈 7이 최고야! 아무 문제 없어!라고 말하며 계속 윈도우즈 7을 쓰고 있을 것만 같다. 그 정도로 나는 윈도우즈 7을 좋아한다. 내가 정품을 구입하며 바친 돈으로 윈도우즈 7보다 더 좋은 버전을, 내가 만족할 수 있을 버전을 만들어주기를 기도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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